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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따라 길 따라 맛집인가, 펜션인가?
 
박영신기자 기사입력  2017/07/19 [21:23]

▲     © KNS서울뉴스


서울에서 강원도로 출발할 때 한바탕 퍼 붇던 굵은 빗줄기가 지난 6월30일 개통한 서울 양양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조금 지쳤는지 가늘어졌다. 드디어 인제군 내림천 계곡에 도착하자 빗줄기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하늘은 습기만 머금었고 주변의 소나무가 우거진 산꼭대기엔 운무만 가득 모여 웅성거린다. 계곡아래는 그동안 오랜 가뭄으로 목말랐던 갈증을 풀어내듯 내림천의 거센 물길이 허연 이를 드러내며 게거품을 내뿜듯 내달려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 물결에 한 장의 나뭇잎에 올라탄 개미떼처럼 사람들이 고무보트에 매달려 이리저리 물길 따라 흔들리며 때로는 빙글빙글 돌며 내려온다. 드디어 사람들이 내뱉는 비명소리를 껴안은 채 험난한 내림천의 갖은 심술을 온 몸으로 받아낸 고무보트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작은 모래톱 위로 뱉어낸다. 그러자 사람들은 모두 갑자기 허기져 버린 배를 달래려 어느 집으로 몰려 들어갔다.
바로 민들레향기 펜션이다. 5년 전 강원도 철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군에 간 아들을 면회하러 왔던 민들레향기 펜션의 이숙(43)대표는 그만 강원도에 반해 1년 만에 살던 경기도 성남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지금의 장소로 들어와 터를 잡고 앉아버렸다. 이렇게 시작한 펜션이 벌써 3년차다. 마침 남편이 건축사업을 하고 있었기에 펜션을 짓고 운영하기에 훨씬 수월했다.
그런데 분명 펜션인데도 어찌 이상한 점이 있다. 여기가 혹시 맛집으로 소문난 유명한 식당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깨끗하고 아늑한 펜션의 모든 조건은 다 갖췄지만 손님들은 민들레향기 펜션을 단지 쉬어가는 숙소가 아닌 진귀하고 맛 들어진 식사를 배터지도록 먹고 가는 펜션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손님들이 준비해 가지고 온 삼겹살 등 여러 음식도 있지만 이곳 민들레 향기펜션에서는 손님들에게 두릅초절임, 도토리묵, 죽순무침, 구수한 들기름을 두른 산나물채소, 명이나물, 도라지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찬들을 아낌없이 내준다. 더구나 이 모든 것들이 근처 야산에서 이숙대표와 남편이 직접 새벽이슬을 맞아가며 채취해온 순 천연식품들이다. 특히 강 밑바닥의 자갈들이 언덕위에서도 보일 정도로 깨끗한 1급수인 내림천을 내려다  보면서 먹는 보양식 민물매운탕은 갖가지 채소와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특별한 양념까지도 듬뿍 들어가 있어 정말 한 젓가락 뜨는 순간부터 저절로 온 몸에 기가 돌 정도다. 게다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졸깃한 토종닭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넣고 근처 야산에서 채취한 가시오가피와 황기, 엄나무, 당귀, 인삼 등 갖은 한방재료를 아낌없이 투척하여 푹 삶은 백숙은 손가락으로 쭉쭉 찢어서 부추에 둘둘 감싸서 소금이 아닌 이숙 대표가 특별히 조제하여 만든 초장에 푹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혀끝을 감싸 도는 구수한 토종닭의 그 맛에 그야말로 둘이 먹다 둘이 죽어도 모를 맛이다. 한 마디로 죽어가던 노인을 회춘시킬 보양식이다. 더군다나 백숙에 함께 넣은 알 굵은 강원도 찰감자를 이빨로 아자작 으깨 먹는 맛도 별미다. 그리고 백숙에서 미리 빼내어 그릇에 담아져서 나온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찰밥을 먹으면 뱃속은 한 것 든든해지고 위장도 더불어 행복해진다.  

유난히 민들레꽃과 향기를 좋아하던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숙대표 남편이 이름을 지은 민들레향기펜션 손님들 중에는 가끔씩 고라니, 수달, 노루 같은 아주 특별한 손님들도 느닷없이 찾아온다. 그러면 펜션주인 부부는 특별한 동물손님들을 아주 정겹고 소중하게 맞이하여 음식도 제공하고 편히 쉬어가게도 해준다. 그래서인지 손님인 객으로 찾아 왔다가 아예 자리를 잡고 눌러앉아 민들레향기펜션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애교덩어리 하얀 고양이도 있다. 또 뒤뜰에는 순하디 순하게 생긴 멍멍이도 두 마리가 길게 하품을 하고 늘어져 있다. 특히 지난 15일 해가 막 넘어가려는 시각에 이숙대표의 남편이 위험하게 차도 위로 올라와서 비실거리며 누워있는 탈진한 새끼 수달 한 마리를 데려왔다. 아마도 이번 장마로 인해 급한 물길에 휩쓸려 어미수달과 헤어지고는 이제껏 아무것도 먹지를 못한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젖니도 다 못 간 것으로 봐선 어미젖이 필요한 아가수달임이 분명했다. 가득 겁에 질려 커다란 두 눈망울만 굴리며 힘이 없어 축 쳐진 채 있는 가여운 아가수달을 위해 전라남도 무안출신의 순박한 이숙대표 남편은 기꺼이 손님에게 매운탕으로 내놓을 쏘가리 한 마리를 주었다. 그러자 아가수달은 사력을 다해 자기 몸집 정도만한 퍼덕이는 쏘가리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연락받은 강원도 야생동물보호구조센터 직원 두 명이 아가수달을 데리러 왔을 땐 아가수달은 그 큰 쏘가리를 다 먹어 해치우고 기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이처럼 자연 속에서 자연과 동물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호하며 지내는 이숙대표 부부가 오늘날 감정이 메마르고 각박해진 현세의 선인이자 도인 같았다. 이렇게 느낀 것은 비단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모처럼 팍팍해진 가슴과 마음에 한줄기 시원한 생명수 같은 사람을 민들레향기펜션에서 만나 인생의 행복함을 맘껏 느껴본 날이었다.
4~5명이 묵을 수 있는 9개의 객실이 전부 주중, 주말 관계없이 15만원이다. 다만 11월부터 4월까지는 12만원에 묵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에도 계곡의 설경을 보러 오는 손님과 근처 군부대로 면회 오는 사람들이 많아 예약은 필수다. 그리고 죽어가던 노인을 회춘시킬 보양식 백숙은 6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별미 보양식 매운탕은 싯가이다.    박영신기자
 
주소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 373-11 민들레향기펜션
연락처 : 010-6294-2774
대표 : 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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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9 [21:23]  최종편집: ⓒ 대한네트워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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