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환기자 기사입력  2020/09/16 [00:10]
가을 소고.
靑河 유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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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고.

 

 

 

靑河 유동환

 

 

 

조악한 바람이

나한테만 오는 게 아니란 걸 

반생을 지나고서야 알아채고

후회보다 쓴웃음이 먼저다.

 

 

바래진 앙상한 꽃대에

떨어질 듯 가뭇가뭇한 이파리,

나는 지금, 추수가 끝난 허허로운

가을 들판을 걷고 있는 게다.

 

 

먼 산등성이

다갈색은 정갈한데

한 줄기 소슬바람에도 돋는 살갗,

돌아갈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라

모태는 얼음장 속에서도

기회를 엿보는 것.

 

 

반드시 봄은 온다.

그리하여 사랑을 틔울 것이고,

나는 여러해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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