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판문점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보낼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당초 기대했던 조문단을 보낸 건 아니지만 김여정이 직접 전달한 건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모습을 드러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남측에 전달했다. 조화에는 "고 리희호 녀사님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라는 근조 리본이 걸려 있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과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의원이 판문점에 나갔다. 양측의 대화는 15분 정도 이어졌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님에 대해서는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측의 책임있는 인사에게 직접 조의를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의문은 유족들에게 박지원 의원이 전했다. 남북한의 핵심 인사들이 만난 것은 작년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9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초 정부는 북한이 조문단을 보낼 것을 기대했지만 남북관계의 교착 상황에서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이 판문점까지 직접 내려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여정 부부장이 방문하면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텄고 두달 뒤 4.27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김여정 부부장이 남북관계 업무를 관장한다"고 소개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북한이 조문단은 보내지 않지만 최대한의 예를 갖추는 방식으로 남북관계에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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