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理致
暲珉 엄경덕
놀란 망아지 고삐풀린듯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파란 하늘조차 놀란 듯 숨죽이고
세상천지 요동치듯 구름 사이로 빗방울 떨어지고
천둥번개 온 세상을 날벼락 때린다
창문 틈 사이로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은
놀란 가슴 가라앉혀 주고 새로운 세상을 열망하지만
뭉게구름 속에 숨어 버린 지 오래다
저 멀리 보이는 검푸른 바다는 파도에 밀리고
소용돌이에 휘말려 물보라를 이루고
가로등 불빛에 비추어진 모양은 장관을 이룬다
마음에 자리한 아픔과도 같고 슬픔과도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의 이치에 따르고
순수한 마음처럼 처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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