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진 기자 기사입력  2017/05/19 [14:14]
[미니기획]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유지는 하지만… 주거 안정 위한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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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진 기자] 박근혜 전 정부의 중산층 임대주택 정책이었던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은 도시재정비사업의 활성화 및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돼 침체기를 맞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재정비업계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최근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존폐 여부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으나 문재인 정부를 맞이해서도 지속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과거부터 지적돼왔던 ‘비교적 좋은 입지에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이면에는 임대료가 높아 주거 안정이란 목적에서 벗어났다’는 논란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뉴스테이 유행처럼 번져… 침체 사업장에 유일무이 ‘탈출구’?!
새 정부 ‘뉴스테이 공약’에 기대↑… 국토부, 올해 후보 1만 가구 선정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하 뉴스테이 사업)’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일반분양 아파트를 임대사업자가 사들여 뉴스테이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여러 의미에서 도시재정비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뉴스테이 사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부터 도입하는 사업장들이 속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개발ㆍ재건축사업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부산광역시에서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감만1구역은 지난해 8월 뉴스테이 사업으로 지정돼 지난 3월 11일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맞았다. 이곳 시공권을 가져간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부산 남구 우암로 42(감만동) 일대 41만9217㎡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9층 공동주택 575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도급공사를 맡게 됐다.

감만1구역과 함께 뉴스테이 사업으로 지정된 천안 대흥4구역(도시환경정비)의 경우도 같은 날 시공자선정총회를 열어 포스코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이 사업은 천안 동남구 명동길 17(대흥동) 일대 7만7341.6㎡에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아파트 2622가구 및 오피스텔 301실, 판매시설 등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인천 지역 뉴스테이 사업 후보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금송구역 재개발 조합이 연 지난달(4월) 27일 시공자 현장설명회에는 6개 건설사(▲GS건설 ▲대우건설 ▲라인건설 ▲진흥기업 ▲서해종합건설 ▲혜림건설)가 참여해 기대감을 키웠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뉴스테이 사업은 도시정비사업이 정체됐거나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발목이 묶였던 사업장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으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이들에게 가능성의 힘을 실어줬단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서민 주거 안정이란 목적으로 임기 내 공공임대주택 65만 가구를 보급하겠다’고 공약한바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매년 17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39만3000여 가구, 이명박 정부 45만5000여 가구, 박근혜 정부 55만1000여 가구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물량이다.

이와 더불어 국토교통부는 뉴스테이 사업으로 2017년 상반기 후보지 6000가구를, 하반기에 신규 후보지 4000가구를 추가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대료 논란’은 여전… 조합 “서민 주거 안정 목적 잃은 사업”
투자 수단 전락ㆍ건설사 참여 저조 ‘우려’… 업계 “새 정부 지켜보자”


도시재정비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지원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뉴스테이 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업장이 있는 반면 또다시 불거진 ‘임대료 논란’에 실망한 사업장도 포착됐다.

뉴스테이 사업을 진행 중인 한 조합 관계자는 “도입 당시 뉴스테이 사업은 임대료가 인근 단지보다 저렴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큰 착각이었다”며 “나름대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돌아다니며 조사한 결과 주변 아파트 임대료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중산층에게도 부담되는 정도다. 이는 본래 사업의 목적을 잃은 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서울 중구의 A 뉴스테이 단지는 전용 59㎡ 기준 보증금 1억 원, 월 임대료 110만 원이 책정됐다. 그러나 같은 규모의 주변 일반 단지의 경우에도 같은 수준이거나 10~20만 원가량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어 논란이 들끓고 있다.

아울러 영등포구 B 뉴스테이 단지 역시 전용 37㎡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임대료 106만 원으로 알려져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목적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같은 지역구에 공급될 예정인 C 뉴스테이 단지는 전용면적에 따라 보증금이 1~2억 원, 월 임대료 50~80만 원선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뉴스테이 사업이 입지적으로 좋은 여건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임대료가 저렴하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또한 아무리 문재인 정부에서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린다고 해도 임대주택 공급에서 추후 분양 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려 투자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뉴스테이 사업이 신규 먹거리 창출로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 진출을 꿈꾸는 건설사 및 신탁사의 경우에도 사업 특성상 대규모 단지가 많은 탓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장 중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3차 입찰까지 유찰되는 사례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변수에 수의계약 전환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가까스로 시공자를 선정하는 사업장들이 대부분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뉴스테이 사업을 도입하는 대다수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들을 보면 모두 가구수가 1000가구는 기본으로 넘는다. 최장 8년의 임대로 수익성을 보장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서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뉴스테이 사업에 대해 ‘특혜성 택지 공급’은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사업자에 대한 택지 공급가 상승에 따른 임대료 상승도 불가피해 각 건설사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는 뉴스테이 대상 택지가 사업자에게 전용면적 85㎡ 이하는 조성원가에, 85㎡ 초과는 110%에 공급된 데 따른 것이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서 공급 가격 기준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만 조성원가가 감정평가 금액보다 20% 이상 낮은 경우 토지 공급 가격을 감정가의 90%까지 높일 수 있었지만 이 같은 택지 공급가격을 문 대통령 측이 ‘특혜’로 보는 만큼 현재 수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동안 국회 안팎에서도 정부가 뉴스테이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주택도시기금 지원과 취득세 등 세금 감면, 택지지구 우선 공급 등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새 정부의 의도는 민간임대사업인 뉴스테이 사업이 시장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라는 주문일 것이며, 사업자의 경우 임대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거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 구조의 다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며 “하지만 조합과 시공자 및 신탁사의 뉴스테이 공급량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새 정부 및 지자체의 올바른 방향 구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특히 새 정부가 뉴스테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및 중산층 주거 안정을 구현하려면 진정되지 않은 임대료 논란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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