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기자 기사입력  2017/05/19 [17:42]
서울 방배5구역 재건축, 시공자 현설 ‘성황’, 새로운 파트너 찾을까!?
삼성물산 법무팀에 전달된 내용증명은… 3200억대 소송 이어 분위기는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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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배5구역 일대. <사진=조현우 기자>     ©KNS서울뉴스


[조현우 기자] 새로운 시공자를 찾아 나선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재건축)의 행보에 유관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조합장 김만길)은 지난 15일 현장설명회(이하 현설)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현설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호반건설 ▲대림산업 ▲효성 ▲한양 ▲중흥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쌍용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GS건설 ▲코오롱글로벌 ▲반도건설 ▲제일건설 등 16개 사가 참여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다음 달(6월) 30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으로 조합의 기대처럼 순조롭게 일정이 진행될 경우, 오는 8월 19일 시공자선정총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날 현설에 삼성물산이 모습을 드러내자,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이 2015년 이후 ‘철수설’의 소문까지 돌던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나 ‘래미안’ 브랜드와 복귀하는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도시재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긴 공백기를 지나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며 “2015년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GS건설과 경쟁을 벌인 후 무려 1년 5개월 만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도시재정비사업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복귀 신호탄 VS ‘트러블메이커’… 고소ㆍ고발로 진통!

그런데 본보가 이달 15일 (본보 제61호 <3200억대 소송 제기된 방배5구역 재건축… “최선입니까!?”> 기사 참조) 다뤘던 삼성물산의 사전 교감설 의혹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내용증명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곳 조합원들 역시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내용증명에 따르면 지난 11일 삼성물산 건설부분 법무팀장은 방배5구역 A조합원 명의로 한 통의 내용증명 우편물을 받았다.

내용증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귀사는 최근 우리 방배5구역 조합과의 시공자 선정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합원들은 알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의문점이 있어 답변을 바란다. 방배5구역은 최근 기존 시공자(GSㆍ포스코ㆍ롯데건설)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새롭게 시공자 선정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과의 협의 끝에 기존 시공자가 3.3㎡당 483만 원의 공사비를 제안하고, 기 투입 대여금 1000여억 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포기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이 우리 재건축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사비를 500만 원 이상으로 새롭게 정해놓았다. 따라서 귀사가 우리 조합의 새로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조합원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은 우리 조합의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 충실히 참여하고, 오는 6월 30일로 예정된 입찰에 반드시 제안을 할 것이라는 답변을 부탁한다. 만약 귀사가 입찰에 참여해 시공자로 선정된다면, 기존 시공자의 대여금 1000여억 원으로 인한 문제는 다 해결해주시는 건지 듣고 싶다. 또한 기존 시공자는 분양가상승차액에 따른 이익과 공사예상이익금 2200여억 원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는데, 삼성물산이 시공자로 선정된다면 조합원들은 아무런 추가 손실이 없게 되는지 답변을 부탁한다.

방배5구역 조합원들은 삼성이라는 세계 최고의 명문 건설사가 우리 구역에 들어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조합원에게 막대한 손해로 돌아올 수도 있는 선행 행위(귀사의 요청대로 기존 시공자 계약 해지 및 공사비 예가 상향 조정)를 이미 충실히 마무리했으므로, 귀사와의 협의가 어긋나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용증명과 관련해 방배5구역 조합에 사실 확인 등 문제를 제기했다. 한 소식통 A씨는 내용증명을 두고 명의 도용 등으로 고소ㆍ고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 후 공사비 재조정을 하면서 삼성물산과의 교감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내용증명이 발송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 시공자와의 3200억 원대의 소송에 이어 또다시 내용증명 등 법적인 고발 등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방배5구역의 경우 삼성물산과의 재계약을 미리 염두에 두고 기존 시공자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연이어 불거져 나왔다. 이는 시공자 계약 해지 후 돌연 공사비가 증가한 데서 의문을 품은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의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실제로 조합은 3.3㎡(약 1평)당 공사비를 488만 원에서 505만 원으로 17만 원 정도 올렸다. 기존 시공사인 프리미엄사업단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단은 조합이 해지 총회를 연 이후인 지난달(4월) 21일 483(지역난방ㆍ음식물쓰레기이송설비 포함)만 원이라는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조합에게 거절당했다.

이후 조합은 이사회에서 3.3㎡당 공사비를 481만 원으로 정했지만, 며칠 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505만 원으로 공사비를 재조정한바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물산의 홍보 논리와 더불어 삼성물산 관계자의 조합 사무실 방문 후 예가가 올라가면서 삼성물산의 내정설 의혹이 나오게 됐다. 내용증명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내용이 모두 현재 방배5구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종합해놓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삼성물산 무지개아파트 컴플라이언스 위반 문제도 ‘다시 이슈로’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물산의 지난 행보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형국이다. 사 측은 2년 전 서울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당시 GS건설에게 큰 표 차이로 패배한바 있다.

한 소식통은 당시에 대해 “전사적으로 달려들어도 시원치 않은데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분위기가 상당이 반전 됐다”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ㆍ준수). 현대 ‘윤리경영’을 한마디로 요약할 때 가장 떠오르는 단어입니다. 법규 준수나 준법 감시 등을 의미하지만 그 진정한 의미는 소극적으로 법규를 지키는 것과 적극적으로 윤리적 판단을 거쳐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모두 포함됐다고 생각하면 되겠지요”라고 도시재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설명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당시 서초무지개 재건축사업과 관련해 삼성물산 측에서 조합원 명부(주민등록번호 기재) 등 개인 정보 유출의 건으로 컴플라이언스 위반 문제가 제기돼 분위기가 어수선했다는 데 전문가들이 중지를 모았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결국 담당 임원의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 담당 PM이 변경되면서 여러 가지 의혹이 번졌으며 감사가 진행됐다는 소문도 흐른바 있다. 결국 GS건설에게 대패하면서 1년여가 넘게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철수설이 돌았다”고 전했다.

이이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방배5구역 역시 입찰 전부터 유착 의혹으로 삼성물산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과거 서초무지개아파트에서 의혹이 제기됐던 컴플라이언스 위반에 대해서도 다시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존 시공자 3000억 원대 소송전 실마리는?

현재 방배5구역은 기존 시공자인 프리미엄사업단이 대여금반환청구소송과 더불어 시공자계약해지무효와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도시재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이달 13일 사업단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주위적으로는 시공자 지위를 묻고, 예비적으로는 대여금 938억 원 반환 및 손해배상금 2230억 원을 청구해 소송가액이 약 32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귀띔했다.

따라서 보증금 400억 원에 사업비 1100억 원이란 입찰 조건 등 까다로운 자격과 현 조합이 풀어야 할 상황들을 봤을 때 장밋빛 전망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그간 도시재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얻었던 주택사업 매각설을 딛고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이려는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아울러 삼성물산이 현설에 참석한 것은 그동안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주택사업을 다시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 외에도 강남 일대 서초신동아ㆍ반포주공1단지 등의 시공자 선정에도 관심이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방배5구역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삼성물산이 다양한 악재 속에서 과연 입찰에 참여할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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