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집에서 그와 연을 놓다.
靑河 유동환
그의 입은 쓰레기 공장이다.
온갖 육두문자가 튀어 날고,
꼬물거리는 벌레를 죽여
오물을 만든다.
나는 재빨리 쓰레기통과 오물통을 번갈아 대어 받아내고 비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지만,
끝없이 쏟아지는 쓰레기와 벌레가
견딤을 시험하듯
더 받으라 윽박지른다.
풀 가동되는
저 생산을 누가 꺾으랴.
고장도 안 난다.
주변의 눈들은 표정 없이
왔다 갈 뿐, 닭 씹는 입이 조용하다.
그의 직장 동료와 그와 얽힌
지난 인연의 원천 재료는
벌레가 된다.
꿈틀꿈틀, 기어 나와
그 더러움이 튀긴 닭에 오르고
내 귓전을 타고 놀다 졸지에 휘두른
그의 시퍼런 칼날에
흘린 벌건 핏물이 찐득찐득 엉겨 궁극엔 오물로 최후를 맞는다.
사부작사부작* 따져본다면
나도, 언제 그와 같이한 누군가의
어디에서 벌레가 되고 오물이 될 것은
자명할 터. 하지만, 괜찮다.
다시 볼 일 없으니.
* 사부작↔
슬며시의 경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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