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여곡절 끝에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으로 결정됐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이전문제를 국무총리실이 맡게됐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서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검증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등 반발이 커지면서 총리실 내 국무조정실이 이 문제를 다루기로 된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20일 서울 용산구의 국토부 사무소에서 1시간여 비공개 논의 끝에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을 총리실에 맡기기로 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검토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고 밝혔다. 검토 시기와 방법 등 세부사항은 총리실 주재로 국토부와 지자체가 함께 논의해 정하기로 했다.
2016년 이래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추진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부·울·경에서는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이 문제를 총리실로 이관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3월 국회에서 “국무조정실이 조정을 맡을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 큰 진통 끝에 정리됐던 대규모 국책 사업이 이번 결정으로 다시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내년 총선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이기주의가 지역 갈등·대립을 불러 상당한 후유증과 부작용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신공항의 입지 결정에서 경남 밀양을 밀었다가 무산된 대구·경북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미 확정된 국책사업에 대한 상급기관의 재검증으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과 국정 혼란도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총리실 이관에 합의했지만, 김해신공항을 동남권신공항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 그대로임은 명확히 밝혔다. 총리실 조정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